안녕하세요, 님, 오늘(2월 4일)은 입춘입니다. '봄'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지난 주 급격히 내려간 기온에 출근길이 유난히 길고 무겁게 느껴지진 않으셨나요? 밤새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도로를 지나고,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며, 두꺼운 외투를 여며도 쉽게 몸이 풀리지 않는 아침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서 맞는 새로운 계절
추운 겨울의 끝자락, 속절 없이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데요.
작년 봄, 산불로 집을 잃은 뒤 지금까지 임시주택에서 지내고 있는 이재민들입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체감온도와 산자락을 타고 그대로 스며드는 바람, 외풍을 막기 어려운 조립식 주택에서의 겨울은 우리가 익숙하게 보내는 계절과는 전혀 다른 감각으로 흘러갑니다.
난방을 켜고 싶어도화재 위험이 마음에 걸리고, 수도관이 얼어 물조차 나오지 않는하루가 반복되며, 겨울은 단순히 춥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시간이 됩니다.
삶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임시'라는 이름
지난해 경북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은 4,100명 이상이었습니다. 산불이 지나간 지 어느덧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임시’라는 이름의 공간에서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불길이 잡히면 재난은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후의 삶은 훨씬 더 오래, 조용히계속됩니다.
이 겨울이 또 다른 슬픔을 낳지 않길 바라며
'산림보호법'에 따라, 봄철 '산불조심기간'은 2월 1일 시작이지만, 올해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이 높아져 1월 20일부터 앞당겨 시행됐습니다.
작은 불씨 하나가 다시 큰 재난으로 번질 수 있는 환경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산불은 예방할 수 있는 재난입니다. 그리고 재난 이후의 삶은, 그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함께 지나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슬픔과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입니다.
재난은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함께 건너는 시간입니다
이번 겨울을 보내며, 같은 계절 속에서 다른 시간을 견디고 있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한 번쯤 떠올려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