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은 피할 수 없지만, 그 이후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안녕하세요, 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봄의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다가오는 계절에는 더욱 따뜻하고 건강한 날들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최근 뉴스를 보다 보면 재난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산불, 폭우, 폭염, 한파 같은 기상 이변은 어느새 특정 지역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 가까이로 다가와 있습니다. 예전에는 ‘설마’ 하고 지나쳤던 일들이 이제는 ‘이번엔 어디일까’를 걱정하게 만드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
|
|
홍수로 침수된 마을 (인도네시아, 2025년 12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전 세계 인구의 약 60%가 거주하고 있고, 전 세계 재난의 70% 이상이 이곳에서 발생합니다. 숫자로 보면 멀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 의미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일상이 언제든 재난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10년간 자연재해 피해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고, 더위와 추위, 가뭄과 산불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재난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준비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
|
|
이재민들이 지내고 있는 임시주거
많은 사람들은 재난이 발생하면 정부와 공공기관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물론 공공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재난은 매뉴얼만으로 대응하기에는 너무 빠르게, 그리고 너무 복잡하게 전개됩니다.
현장에서는 지금 당장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누가 가장 먼저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어디에서 갈등이 시작될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절차를 따르는 행정이 필요한 시간과, 누군가가 곧바로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
|
|
새 옷을 보여주며 웃는 이재민
2019년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대피소로 쓰이던 마을 회관에는 탄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주민들이 입고 있던 옷에서 배어 나온 냄새였습니다.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는 구호 물품이 도착하고 있었지만, 피해 가구 수에 비해 물품은 부족했고, 누구에게 먼저 나눠야 할지 판단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서 주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조금씩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후원자가 없었던 저희는 개인 카드를 모아 마트로 향했습니다. 양말과 속옷, 기본 티셔츠를 가능한 한 많이 구매해 다시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만에 탄 냄새가 배인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던 순간, 주민들과의 신뢰가 비로소 시작됐습니다. 재난 대응은 거창한 구호보다, 그날 밤 입을 옷 한 벌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평소에는 이런 방식으로 물품을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 ) |
|
|
지원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했는데도, 누군가는 소외됐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같은 마을에서 30가구 중 20가구만 직접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지원이 그 20가구에만 집중될 때 나머지 10가구의 마음에는 또 다른 균열이 생깁니다.
재난은 물리적 피해를 넘어 공동체의 관계까지 흔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난 지원은 단순히 ‘몇 개를 나눠줬는가’가 아니라, 마을이 다시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재난이 또 다른 불평등이나 갈등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
|
|
대피소 앞에 쌓인 구호 물품 (영덕군, 2025년 4월)
누군가는 반드시 재난에 대비해야 합니다 |
|
|
재난은 어느 한 단체의 몫도, 몇몇 전문가의 일도 아닙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대비하고, 서로를 살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재난 대응을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필요한 물건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짜 필요한지 묻고, 시간이 지나도 곁에 머무는 태도 말입니다.
재난 대응은 발생 직후의 긴급 구호뿐 아니라, 그 이후의 일상 회복과 지역의 자립까지 이어지는 긴 호흡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
|
|
필요한 물품을 직접 고르는 ‘작은변화 만물트럭’
위기의 시대, 우리가 함께 만들 기회 |
|
|
재난은 분명 위기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어떤 사회가 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고, 기업과 시민이 연결되고, 지역과 국제 네트워크가 손을 맞잡을 때 우리는 더 빠르고, 더 세밀하게, 더 오래 곁에 남을 수 있습니다. 재난은 피할 수 없을지 몰라도, 그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함께 건너갈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
|
|
연말에 열린 작은 음악회 (영덕군, 2025년 12월 )
님,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누군가는 반드시 대비해야 하고, 누군가는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며, 누군가는 그 곁을 지켜야 합니다. 피스윈즈는 그 역할을 계속 이어가려 합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
|
|
사무국 서울특별시 성동구 상원12길 34, 서울숲에이원지식산업센터 1406호(성수동1가)
유기견 입양센터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로 7번길 16-1(불로동 33-4)
사업자등록번호 327-82-00444 대표자 정석윤 개인정보 관리책임자 성종원
전화 02-2088-8044 이메일 korea@peace-winds.org
|
|
|
|